Page 39 - 2020년 시장지181호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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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시장View, 명가                                                                                         38 + 39
 사람


 했다는 김효원 대표. 어린 자식들을 뒷바라지하려니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고 하더니, 보배김밥 소문  거죠. 나와는 달리 우리 아이만큼은 추억을 많이 만들
 자연스레 용기가 생겼단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을   이 멀리도 퍼져나갔다. 소문난 집을 찾아가 비법이 무  어 주고 싶기도 하고요.  ”
 지나보내고 나니 이제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각종 매  어냐 물으면 으레 ‘며느리도 몰라.’하고 대답하곤 한다.   시원시원한 성격의 김효원 대표처럼 딸 지민 씨의 답
 체에서 취재하러 나온다며 우엉김밥의 유명세를 자랑  김효원 대표도 다르지 않았다. 아직은 아무에게도 비  변도 야무지다.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주는 지민 씨는

 했다. 이만하면 그옛날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레시피  법을 알려줄 수 없다고. 단, 나중에라도 딸이 원한다면   어머니가 자리를 비울 적에는 사실상 보배김밥의 부대
 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가업을 물려주면서 가르쳐 주고 싶다고 한다. 김효원   표나 다름없다. 김효원 대표가 믿고 맡기는 것을 보면
 대표가 옆에서 묵묵히 일손을 돕던 딸 지민 씨를 지긋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지원군임을 알 수 있다.
 이 바라본다.

 아무나 알려줄 수 없는 할머니만의 비법  어머니 김효원 대표가 갖은 속 재료를 넣고 김밥을 돌  ‘행복한 나의 집’, 내 고향 경주에서
 돌 말아내면, 딸 지민 씨가 자신의 작업대 위로 김밥을
 “어째서 이 할머니가 김밥에 대해 큰소리를 치는가. 한   옮겨간다. 참기름을 쓱쓱 펴 바르고 깨소금을 솔솔 뿌  경주역을 마주 보고 있는 성동시장은 경주읍성, 황리  으로 가게를 운영해온 김효원 대표. 투박한 모양새지
 번 먹어 봐야 해.(웃음)”  려, 먹기 좋게 썰어내어 포장용기에 옮겨 담는 곳이다.   단길 등 경주시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와 가까운 위치에   만 먹으면 먹을수록 묘한 매력이 있는 보배김밥에 그

 우엉김밥을 꼭 먹어보고 가야 한다며 김효원 대표가   가지런하게 김밥을 담아 다시 어머니에게 건네면 김효  있다.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뛰어난 덕분에 현지인뿐만   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겼다. 41년 세월을 오직 우엉김
 덧붙인 말이다. 흔히 원조는 그만의 비법이 있다고 이  원 대표가 우엉조림 한 줌을 김밥 위에 올린다. 이것이   아니라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시장이다. 기차를 타고   밥 하나로 승부해 시장 명물로 거듭난 보배김밥. 더는
 야기한다.   경주 성동시장의 명물 ‘보배김밥’의 완성체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가장 처음 마주하는 시장  바랄 게 없어 보이는 김효원 대표에게 아직 남은 꿈이
 “김밥을 따라 한다고 만들어도 내가 내는 맛을 못 따라  딸 지민 씨에게 가업승계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이기도 하다. 바로 그 시장에 성동시장의 명물 보배김  하나 있다고.

 와요. 자신 없는 소리는 절대 안 해요. 설탕이랑 간장   “가업을 물려받고 싶어요. 계획에도 있고요. 그런데 제  밥이 있다. 성동시장과 보배김밥은 김효원 대표에게   “우리 집이 경주 읍성 쪽에 있어요. 거기에 집을 짓는
 넣고 조려낸다고 다 같은 우엉조림이 아니라니까요.”  가 가게를 하게 된다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고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게 꿈이에요. 보배김밥 간판을 크게 달고 싶어요. 지금
 원조는 원조다웠다. 김효원 대표도 그녀가 만든 우엉  싶어요. 어머니는 먹고 사는데 급급했던 옛날 방식이   “행복한 나의 집이에요. 내 삶의 터전이고요. 여기서   이 자리는 그대로 남겨두고요. 왜냐하면 내가 눈물지
 김밥에 자신 있었다. 비법을 배워보겠다며 전국에서   몸에 익어서 그런지 쉬는 날도 없이 달려오신 분이에  생활을 해 나가고 있으니. 더이상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으며 어렵게 시작한 가게니까요. 집을 짓고 가게를 크

 찾아올 정도라고.   요. 그래서 저는 어릴적에 시장에서 놀았던 기억 밖에  행복한 곳이죠. 여기를 떠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  게 차리면, 손님들이 편안하게 앉아서 드시고 갈 수 있
 “김밥 배우려고 대구에서도 찾아오고, 서울에서도 체  는 없어요. 시대가 변했으니 운영방식에도 변화가 생  요. 전국에서도 이름난 대형마트에서 연락이 오곤 하  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어요. 따뜻한 국도 내어드리고
 인점을 내라며 연락 오기도 했어요.”  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기휴무를 만들어서 운영하는   는데. 거기 가서 팔면 더 비싸게 팔 수는 있겠죠. 그런  요. 여기서는 공간이 협소해서 그렇게 못하고 있으니.
               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거기까지 갈 필요가 없어                    그게 내가 가장 바라는 바죠.”

               요. 오히려 경주에 있는 나한테 먹으러 와야죠.”
               고향인 경주에서만 장사하고 싶다며 허허 웃어 보이는
               김효원 대표. 그녀는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도 경주에
               남아있고 싶다고 했다. 경주에 대한 김효원 대표의 애

               정어린 진심이 듬뿍 묻어났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보배김밥의 이름은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궁금했다.
                                                               고향 경주를 지키며 41년간 한길만 걸어온 김효원 대
               “우리 아들 이름이에요. 집에서 쓰는 예명이 ‘보배’인
                                                               표. 그녀의 꿈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더 많은 사람들
               데. 지금은 이 가게가 나한테는 보배죠.”
                                                               이 성동시장의 명물 보배김밥을 맛 볼 수 있기를 바라
               아들의 이름을 걸고 또 내 고향 경주를 사랑하는 마음
                                                               본다.

                info.  경주성동시장│위치 : 경상북도 경주시 동문로24번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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