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2020년 시장지181호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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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시장View, 명가 36 + 37
사람
성동시장의
보배로운 명물
“어제 먹었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
자꾸 생각나서 오늘도 방문했어요.”
명물임을 확인하게 하는 순간이다.
경주성동시장 김밥 위에 우엉 한줌을 올리는
보배김밥 김효원 대표
김효원 대표의 얼굴에 웃음 꽃이 활짝 피어난다.
성동시장의 명물 우엉김밥의 원조 김효원 대표는 그 질문은 벌써 수도 없이 들었다며 호 금이야 전국에서도 찾아올 만큼 유명한 우엉김밥이지
탕하게 웃는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지난날을 회상 만, 처음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니
여느 시장을 가든 그곳을 대표하는 먹거리나 특산품 하는가 싶더니 이내 김밥을 말며 탄생의 비화를 풀어 라고.
등이 있기 마련이다. 경주 성동시장 먹거리 골목에 들 낸다. 우엉김밥의 시작은 김효원 대표가 태어나기 이 “처음에는 사람들이 잘 몰랐어요. 김밥이랑 우엉의 조
어서면 이곳의 명물이 무엇인지 단번에 눈치 챌 수 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합을. 차츰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 맛을 알고
다. 노란 불빛 아래 저마다의 솜씨를 뽐내며 김밥을 말 “부모님 고향이 원래는 경주 감포였어요. 그런데 먹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난 거죠. 덕분에 이제는 밥 잘
아내고 있는 김밥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기 때문이 살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거죠. 그때 내가 후쿠오카 먹고 살고 있죠.”
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집집마다 우엉조림이 수북이 를 찾은 이날 자신을 부산에서 왔다며 소개하는 손님 에서 태어난 거고요. 그러다 해방되고 내가 5살인가 6 어린 시절부터 가진 것은 없어도 자존심 하나만은 강
쌓여 있다. 성동시장 명물 우엉김밥의 핵심 재료다. 을 만났다. 살 때 다시 경주로 돌아왔어요.”
먹거리 골목에서 주차장과 가까운 곳에 자리한 보배김 “어제 먹었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 자꾸 생각나서 오 우엉김밥의 탄생에 대해 물었는데 일제강점기 아픈 역
밥은 41년간 한 자리를 지킨 우엉김밥의 원조다. 두어 늘도 방문했어요.” 명물임을 확인하게 하는 순간이다. 사가 따라왔다. 그러나 그 시절을 빼놓고는 우엉김밥
줄 미리 싸놓을 법도 하지만 김효원 대표는 손님이 오 을 논할 수 없다. 시장에 들어와 무엇을 팔면 좋을지
는 그 즉시 김밥을 말아준다. 가만히 보니 김밥집에서 고민하다가 번뜩 떠올린 것이 일본에서 어머니가 해주
흔히 볼 수 있는 김밥 마는 대나무 발도 없다. 그저 두 그 시절을 추억하며 셨던 우엉조림 반찬이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어머니가
손으로 꾹꾹 잘 눌러서 예쁘게 말아낸다. 41년 세월의 동네 아주머니들과 삼삼오오 모여 우엉반찬을 해서 나
흔적이 김효원 대표의 손에 고스란히 묻어있다. 그녀 경주 성동시장의 명물 우엉김밥의 탄생이 궁금했다. 눠 먹던 기억을 어렴풋이 기억해낸 게 시작이었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