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제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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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그 장터에 무엇이 있관데                      엄마의 부엌                                        전국 상인을 위한 종합 정보지 / www.semas.or.kr                           2017년 8월 28일 월요일 / VOL.157                                         엄마의 부엌              그 장터에 무엇이 있관데                    13






            사람냄새 물씬,                             여전히 시장 음식은 식탁에 오른다. 성남시의 금호행복시장과 돌고래시장은 상가형 시장으로 아파트 단지 가운데 형성됐
                                                 다. ‘가깝다’, ‘맛있다’가 두 시장의 강한 매력이다. 금호행복시장 2층 식당가와 돌고래시장 지하 1층의 반찬가게엔 언제나
            도심 속                                 사람들로 붐빈다. 생생한 상인의 목소리와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 흥정이 오고간다. 푸짐한 장터 인심은 덤, 저녁 찬거

                                                 리를 걱정하는 주부들 얼굴엔 이내 함박웃음이 피었다. 아파트단지 숲에 자리 잡은 금호행복시장(옛 금호시장)과 돌고래
            손맛 장터                                시장. 분당신도시 입주와 함께 1992년 11월과 1993년 5월 각각 문을 연 상가형 재래시장이다. 골목형 시장 육성사업을 계

                                                 기로 세련된 쇼핑환경과 다양한 콘텐츠로 고객이 찾아오는 시장으로 기분 좋은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금호행복시장 입구. 오철민 기자


                                                                                                                                                                시장이 식탁이다                        겠지만 2층에 있는지라 지나가다
                                                                                                                                                                                                들르기 어려워 뜨내기손님은 잘 오
                                                                                                                                                                금호행복시장                          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곳 식당들

                                                                                                                                                                                                은 거의 예외 없이 오랜 시간 지역

                                                                                                                                                                 금호행복시장 2층 식당가는 지난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왔다.
                                                                                                         성남시의 식탁을 책임지는 돌고래시장 반찬가게. 김도림 기자
                                                                                                                                                                해 골목형 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새             한 마디로 동네 사람들 식탁이다.
            시장이 반찬이다                          매일 신선한 재료로 새로 만드는                                                                                                 롭게 단장했다. 일목요연한 간판을              상인들의 고향은 경상도 경산이고
                                            데다 포장용량이나 메뉴에도 변화                                                                                                   달았고 간판이 재정비됐다. 이곳               전라도 익산이고 하지만, 어느 틈
            돌고래시장                           를 줘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이 돌                                                                                                 식당은 대개 20년 넘게 장사했다.             엔가 상경해 20여 년 장사하는 동

                                            고래시장 반찬가게의 자랑이다.                                                                                                    어느 식당에 물어 봐도 거의 예외가             안 성남에 끈끈히 녹아들었다.
              입주민 편의를 위한 상가 형태로               김치를 비롯해 손이 많이 가는                                                                                                  없다. 이 집은 23년, 건넛집은 24년           인근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건설됐지만 자연스레 상인들이 모               나물 밑반찬을 파는 ‘믿음반찬’, 아                                                                                                하는 식이다. 퇴근하는 직장인들을              점심 손님을 많이 뺏겼다. 그렇지                                                                 ‘산촌’ 김경미 사장.
            이며 도심 속 주부들의 알뜰시장으              들에게 가업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위해 오후 10시까지 장사하고 나서             만 각자 함흥냉면에 남해식  밥상에             시장을 단골로 찾았다. 경상도식으               도심 속 주부들의 사랑 속에 커가

            로 성장했다. 직접 김치를 담그거              김치전문 반찬가게인 ‘은수네 김                                                                                                   는 불만 끄고 퇴근한다. 걸어 잠그             경상도식 추어탕에 코다리 찜에 입              로 ‘제피’를 넣어 추어탕을 끓이는            고 있는 돌고래시장과 금호행복시
            나 반찬을 만들어 먹기 어려운 아파             치’, 일찍 가락시장에서 직접 장을                                                                                                 지 않아도 여태 계란 한 알 시금치             맛을 들인 손님들은 멀리 이사 가서             김경미 사장은 “일터가 놀이터”라             장. 시장표 손맛에 엄마의 정까지 더
            트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반찬과 음             봐 온다는 ‘파크생선’ 등은 20년 넘                                                                                               한 단 없어진 적 없다고 할 만큼 서            도 다시 이곳을 찾는다. 가수 고(故)           고 말한다. 주변 가게들과 마찬가             해져 사람냄새 풀풀 나는 정겨운 우
            식을 만들어 파는 가게들이 성업을              도록 시장역사와 함께해 온 주부                                                                                                   로 돈독하다.                         신해철씨는 이곳 함흥냉면집 주방               지로 혼자 식당을 꾸려가느라 한 달            리네 이웃이다.             백우수 기자
            이루며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들의 단골가게다.                                                              ‘믿음 반찬’ 사장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일단 상가라는 형태부터가 그렇               장을 따라다니다가 여기 금호행복               에 한 번 두 번 정도 쉰다. 크게 욕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성문씨              점포가 지하층부터 2층까지 빼곡               을 위한 곳으로 늘 활기가 넘치며,                                                                                                 심 부리지 않고 오는 사람들에게 맛
                                            (48)는 시장안의 분위기메이커다.             히 들어서 하루 평균 2,700여 명            아파트문화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있는 음식 대접하면 그만이라 생각

                                            시장 한편에 둥지를 튼 ‘고래고래              이 찾는다. 반찬, 떡집 등을 중심             소통형  시장이라는                                                                                                          한다. 사장님 미소가 좋아 쉰쯤
                                            방송국’ DJ 답게 재담꾼이기도 한             으로 없는 물건이 없다는 유명세               게  매력”이라고                                                                                                           되셨냐 물으니 예순이
                                            그는 주로 육류와 국거리를 팔고               를 타며 수원이나 서울에서까지                말했다.                                                                                                                라신다.  고향  사람
                                            있다. 가마솥에서 푹 고아낸 육수              찾아오는 고객이 있을 정도다.                                                                                                                                    만나 반갑다고 경산
                                            에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해 맛을 낸               2016년 1월부터 돌고래시                                                                                                                                   얘기  나누다  보니
                                            다. 등심 갈비살 등 학생자녀들을              장 상인회를 이끌고 있                                                                                                                                        어째 사장님 눈시울
                                            위한 구이도 손님들이 즐겨 찾는               는 박영신 회장(54·                                                                                                                                        도 조금 젖은 것 같
                                            인기 메뉴다.                         여)은 “마른 반찬에                                                                                                                                         다. 제피 넣은 추어
                                              생활밀착형 1차 상품부터 가공              서부터 여성의류                                                                                                                                            탕 한 그릇 안 먹을

                                            식품, 소매식품 등을 파는 145개             매장까지 주부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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