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제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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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방방곡곡 장터거리                   차 없이 떠나는 시장여행                                        전국 상인을 위한 종합 정보지 / www.semas.or.kr                           2017년 8월 28일 월요일 / VOL.157                                차 없이 떠나는 시장여행                      방방곡곡 장터거리                  23










                                                                                                                                                                점포들이 중심을 잡아주며 균형 있는 시장

                                                                                                   출발 : 동인천역 3번 출구                 4                            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입
                                                                                                   출발 : 동인천역 3번 출구
                                                                                                         도보 약 11분  11분
                                                                                                         도보 약                                                   맛은 물론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신
                                                                                                                        3                                       포국제시장의 다양한 먹거리들 중에서도 단
                    개항시절의                                                                                                 2   (경인선) 동인천역                        연 눈에 띄는 것은 닭강정이다. 초입부터 늘
                                                                                                                                                                어서 있어 제일 먼저 보이기도 하고, 또 제일
                                                                                                                                  1                             많고, 그리고 줄이 제일 길기도 하다. 여름 더
                    낭만을 간직한                                                                                                                                     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커다란 기름 솥에서


                                                                                                                                                                지글지글 끊임없이 튀겨지는 닭은 그 바삭거
                    신포국제시장                                                                                     신포국제시장                                           리는 튀김옷의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 소스에
                                                                                                                                                                물엿을 넣는다. 그러다 보니 자칫 강한 단맛
                                                                                                                                                                으로 금방 질릴 것을 염려해 청양고추를 넣
                                                                                                                                                                어 매콤하고 칼칼한 맛을 더한다. 덕분에 눈
                     100년이 넘는 관광 인프라가 구축된 신포국제시장은                                                                                                               으로 보기에도 더 맛있어진 닭강정은 남녀노

                     여전히 성장 잠재력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는 곳이다.                                                                                                              소와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인기 있                 1900년대 초반 신포국제시장 주변 풍경. 중앙에 멀리 보이는 붉은 벽돌 건물이 당시 ‘금파’라 불리던 큰 술집으로 현재 청실홍실(메밀국수) 본점
                                                                                                                                                                                                        건물이다. <인천개항박물관 제공>
                     인천국제공항과 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터미널, 경인                                                                                                                는 품목이다. 식어도 맛있다는 것이 닭강정
                                                                                                                                                                의 강점인 만큼 먹거리 많은 신포국제시장에                 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개항의 역사를                조성사업’에 응모하여 실사까지 마친 상황으
                     선과 수인선, KTX, 서울지하철과의 연계 등 접근성이
                                                                                        출발 : 신포역
                                                                        3               출발 : 신포역 4번 출구4번 출구                                                     서 다른 것들은 즉석에서 즐기고 닭강정은                  공유하는 신포국제시장은 경인선과 수인선                   로 신포국제시장을 그 이름에 더욱 걸맞은
                     뛰어난데다 월미도, 차이나타운, 근대 개항로와 문화
                                                                                              도보 약 8분
                                                                                              도보 약 8분                                                           포장해 가는 손님들도 많다. 관광객은 물론                 협궤열차의 개통으로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글로벌 청년창업 전진기지로 만들고자 계획
                     거리 등과 어우러져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지역 주민들과 근처 군부대 장정들까지 신포                 물건들을 서울과 경기 남부로 실어 나르며                  중이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 동남아 전체를
                     있다. 개항 시절의 낭만을 간직한 채 새로운 도약을 준                 2 (수인선) 신포역           4  5                                                                  국제시장을 지날 때면 닭강정 집을 그냥 지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이다. 1970년대까                 아우르고, 나아가 북한과의 청년교육 교두
                     비하는 신포국제시장으로 시장여행을 떠나본다.
                                                                                                                                                                나치기란 쉽지가 않다. 개항시절의 영화와                  지만 해도 ‘신포시장에 없는 것은 다른 곳에                보로 삼는다는 것이다. 신포동 일대는 이미

                                                                                           6                                                                    근대적 정서를 뿜어내는 지역에서 자리를 지                 서도 구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잘나가는 시               큰 변화를 겪었다. ‘인천개항장 문화지구’로
                                                                                      1                                                                         키며 그 시절의 낭만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장이었고, 다양한 물건만큼이나 다양한 사                  지정되어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게 되면서

                                                                                                                                                                신포국제시장은 오래됨과 새로움, 맛과 멋이                 람들이 모여드는 곳이었다. 그러던 것이 신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 때
                                                                                                                                                                공존하는 문화재와도 같은 시장이다.                     도심으로 생활권이 이동하면서 신포시장 역                  쓰던 오래된 적갈색 벽돌의 창고가 젊은 예
                     개항의  역사와  호흡을  같이  하는  인천               가동, 1992년 한중 수교, 그리고 2001년 인            서 봉건적 사고의 틀을 깨고자 하는 개척자                                                                            시 상권이 축소되고 개항시절의 낭만을 추억                 술인들을 위한 아틀리에로 사용되고 특색 있
                     신포국제시장                                  천국제공항과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                   들이 전국에서 인천으로 모여들었다. 전국은                                                                            하는 옛 시장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하기                는 카페와 갤러리, 소극장과 출판사 겸 북카
                                                             지정까지 인천의 굵직굵직한 변화는 모두                   물론 외국에서 모여든 이들까지 포용하며 인                                                                            에 수인선 재개통으로 인한 신포역 일대의                  페 등이 생겨났다. 이렇게 지역 상권이 회복
                      메이지 유신 이후 근대화를 추진하던 일                  국제적인 관계와 관련이 있다.                        천은 특정 세력이 주도권을 잡지 않고 다양                                                                            새로운 부흥이 더욱 반갑다. 이 지역은 우리                되고 여기에 수인선 재개통까지 맞물리면서
                     본이 군함 운요호를 동원해 강화도 부근을                                                          성과 차이를 인정하며 능력에 따라 일자리를                                                                            나라 근대문화유적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                  젠트리피케이션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불법 침입하고, 이를 빌미로 1876년 2월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 개항시절의 낭만적                  얻을 수 있는 도시가 되었다. 새로운 세상을                                                                           한 곳으로 시장의 바로 건너편에는 답동성당                 잘나가게 된 신포동 상권이 하루아침에 붕괴
                     27일 강화도 조약을 체결했다. 그 첫 번째                개척자들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능력을 가진 낭만적                                                                            이 있다. 답동성당은 뜨거운 종교적 정서를                 돼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개성 넘치는 젊

                     조약 내용이 부산과 원산, 인천(제물포) 항                                                        개척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여 오늘날 인천                                                                             품은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뿐만 아니라 건축                 은 상인들과 가난한 예술인들은 상권을 회복
                     구를 20개월 이내에 개항한다는 것이었다.                   외세에 의한 강제 개항이긴 했으나 개항 후               의 토대를 마련했다.                                                                                        사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1897년 최초의 모              시킨 대가로 거리로 내몰리는 서글픈 현상이
                     일본에 의해 강제로 체결된 불평등 조약으                  인천은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는 창이 되                                                                                                                     습은 고딕양식의 단층이었던 것이 1933년                 재현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역
                     로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었고, 이에 대한               어 ‘최초’라는 타이틀을 수집하듯 추가해갔                 옛 삶의 단편을 간직한 먹거리와 전통적인                                                                             로마네스크양식의 벽돌외관으로 증축되었                    사회와 상인, 애정을 갖고 시장을 찾는 관광
                     기록 역시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기록이 아                 다.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역시 먹               점포들의 균형                                                                                            고, 한국전쟁 이후 복원되기도 했다. 증축과                객까지도 한 마음으로 신포국제시장의 미래
                     니라 일본 관보에 실린 내용이다. ‘조선 제                거리로 자장면과 사이다의 우리나라 최초 발                                                                                                                    복원을 거듭한 답동성당의 조각조각 이어지                  를 함께 고민하며 성장하기를 바란다.
                     물포를 개항하니 상인들은 가서 장사해도                   상지가 인천이다. 팔미도와 소월미도에 국내                   신포역과 동인천역에서 도보 접근이 가능                                                                            는 근대사의 단편들은 신포국제시장의 그것                                             서순정 기자

                     좋다’는 내용이었다.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                최초로 등대가 세워졌고, 최초 호텔인 대불                 한 신포국제시장은 시장현대화 사업을 추진                                                                             과 매우 닮아 있다.
                     설시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신포국제시장                   호텔도 인천에 들어섰다. 국내 최초 우정국                 하며 문화의 거리, 개항누리길과 연계한 먹                                    수인선을 타고 새롭게 부흥하는 신포국제
                     은 개항의 역사와 함께한다. 19세기 말 중국               (우체국)도 인천에 개국했으며, 성냥공장, 담               거리 시장으로 거듭났다. 닭강정, 공갈빵, 오                                  시장의 근대적 정서                              미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문제
                     인들이 자리를 잡고 일본인들을 상대로 채                  배공장도 인천에 세워진 것이 최초이다. 또                 색만두, 화교가 운영하는 40년 전통의 만두
                     소 등을 팔던 푸성귀전이 신포국제시장의                   한 뉴욕 Brooks사에서 제조한 우리나라 최               집, 신포우리만두의 만두와 쫄면(쫄면 역시                                     2016년 2월 수인선 인천 구간이 재개통되                 최근 인천광역시 중구는 신포국제시장의
                     전신이다. 1883년 개항에 이어 1960~70              초의 기차가 처음으로 출발한 역이 인천역이                 인천이 발상지), 순대 등 다양하고 유서 깊은                                  면서 경기 남부에서 인천으로의 접근이 쉬워                 활성화를 위해 ‘청년몰’ 조성사업을 추진하
                     년대 수출산업단지 가동, 1985년 남동공단                었다(노량진을 향해 출발). 이러한 변화 속에               먹거리들 사이로 오랜 세월 지켜온 전통적인                                    졌고, 수인선 신포역 인근의 신포국제시장                  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공모한 ‘2017 청년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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