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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그 장터에 무엇이 있관데                      7월의 가판대                                       전국 상인을 위한 종합 정보지 / www.semas.or.kr





                                                                여름 제철 도라지






                                                                명절이면 빠지지 않는 음식인 삼색 나물에서 흰색과 조상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도라

                                                                지이다. 뿌리 나물인 도라지는 조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삼색 나물은 고기 일색인 명절
                                                                음식에 단순히 구색을 갖추기 위해 올리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 그 이상의 의미를 갖
                                                                는다. 길경이라는 이름의 한약재로도 널리 쓰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나물로
                                                                흔히 먹는 음식이었다.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에서 자생한다. 예전에는 산과 들
             우리 땅의 도라지
                               에 흔한 것이 도라지였는데 채취를 많이 한 탓에 요즘은 깊은 산에서나 볼 수 있다. 그                           이렇게 먹으면 안 돼요!!!
                                                                                                           몸에 아무리 좋다고 해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좋지 않
                               렇기는 해도 도라지는 자생종이기 때문에 씨앗을 뿌리면 쉽게 스스로 싹을 틔우고 군
                                                                                                           다. 또한 몸이 약해져서 고질병처럼 남은 오래된 기침과
                               락을 이루며 잘 자란다. 그러나 상품성을 높이려면 잡초를 뽑아주어야 한다. 이 작업                              각혈의 경우에는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우려가 있으니
                               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피해야 하고, 위궤양이 있는 경우에도 자극이 될 수 있으
                                                                                                           니 피하는 것이 좋다. 돼지고기와의 궁합은 좋지 않다.

                                                                                                          이렇게 먹으면 더 좋아요!!!
                               도라지꽃은 가을꽃 중 가장 일찍 펴서 가을을 알리는 꽃으로 여겨졌었는데, 7·8월이면                             -   도라지+닭고기 : 영양학적 시너지가 좋으므로 여름철
            여름밤 별밭 같은          보랏빛 흰빛 도라지꽃밭을 볼 수 있다. 아는 사람들에게는 무더위를 식혀줄 추억의 꽃밭                             별미인 초교탕에 도라지를 함께 넣는다.
                                                                                                           -   도라지+꿀 : 도라지, 생강, 인삼, 무와 같이 따뜻한 성
            도라지꽃밭              이 되곤 하는 도라지꽃밭. 전북 순창군 팔덕면 장안마을은 우리나라에서 도라지밭이 가                              질의 식품은 모두 꿀과 궁합이 좋다. 차로 우려내면 감
                               장 많은 마을로 매년 7월이면 도라지꽃축제를 연다. 축제 때 꽃을 따주면 도라지의 줄기                            기 등 바이러스 감염 예방이 도움이 된다.
                                                                                                           -  도라지+귤껍질 : 오한이나 더위 먹었을 때 좋다.
                               가 굵어지는 효과도 있다니, 여름은 여러모로 도라지에게 중요한 계절이다.
                                                                                                           -  도라지+칡뿌리 : 숙취에 도움이 된다.
                                                                                                           -   도라지+감초 : 약효가 강한 도라지가 부담된다면 감
                                                                                                           초와 함께 우려내면 마시기에 좋다.
                               사실 도라지는 수확 시기가 특별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서 사철 내내 볼 수 있다.
                                                                                                          도라지 아린 맛 빼기
            여름, 제철 도라지         그러나 여름 도라지는 제철 도라지로 의미가 있다. 잎과 줄기가 다 진 가을의 도라지                              여름 제철 도라지는 흙을 말끔히 털어내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다른 계절의 도라지는
                               는 향과 쓴맛이 강하고, 봄과 여름의 것은 겉껍질이 얇고 조직이 연하여 고운 질감을
                                                                                                           겉껍질을 벗기는 것이 좋다. 적당한 크기로 썬 도라지
                               즐길 수 있다. 도라지의 여러 효능은 사포닌 성분에서 유래하는 것인데, 이 성분이 도                             는 특유의 아린 맛을 빼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굵은 소
                               라지의 겉껍질에 많다. 도라지는 겉껍질을 벗기면 겉이 갈색으로 변한다. 박피 도라지                              금으로 바락바락 주물러 찬물에 여러 번 헹군 다음 다
                                                                                                           시 찬물에 1시간 이상 담가둔다. 맛을 봐서 아린 맛이
                               가 유난히 흰 것은 약품 처리를 한 것일 수가 있다. 팔덕면의 도라지 할머니들은 흙이
                                                                                                           느껴지지 않으면 물기를 뺀 후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묻은 도라지를 사는 것이 좋으며, 봄과 여름의 것은 겉껍질을 벗길 것 없이 솔로 살살                             2분 정도 데쳐 찬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빼서 사용한다.
                               문질러 흙만 털어내어 쓰라고 하신다. 쏟아지는 별밭처럼 한창인 도라지꽃 구경도 할
                                                                                                          Tip.  껍질에 사포닌 성분이 풍부하므로 때문에 벗겨
                               겸 여름 제철 도라지를 사러 순창으로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낸 껍질은 말려서 차로 우려내면 좋다.




                               1970~90년대 순창 도라지는 경동시장의 절대강자였다. 순창도라                   곧게 뻗은 도라지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다. 그래서 순창하면 도라
            주목해야 할             지가 올라가지 않으면 도라지 시장이 서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                    지, 순창도라지가 일품이었다. 값싼 중국산 도라지가 수입되면서
            순창 도라지의 명성         도였다. 팔덕면 일대 강천산을 서북쪽으로 두고 있는 분지형 땅은                    순창도라지는 설 곳을 잃어가고 있었는데, 그 품질의 차이로 인해

                               볕이 많이 든다. 경사가 진 밭은 토심은 깊고 자갈은 없어서 굵고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길경, 도라지가 약재로 쓰일 때의 이름이다. 한약재로 쓰이는 만큼                   는다는 광고로 유명했던 ‘기침약’의 주성분인 길경가루가 바로 도
            약재로도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중약대사전’ 등에서 그 효능을 다양하게                라지이다. 1970년대 말 중동 건설 붐이 일었던 기절, 모래바람으로
            널리 쓰이는             찾아볼 수 있다. 폐의 기운을 펼쳐주고, 가래를 없애고 배농시키는                   고생하는 현지 건설 노동자들의 필수 의약품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도라지의 효능            효능이 있어서 감기 등으로 인한 기침과 목구멍이 붓고 아픈 증세,                   용각산이다. 최근에는 도라지의 항암효과가 크게 주목을 받고 있

                               가슴이 그득하고 옆구리가 아픈 증세, 이질에 의한 복통을 치료한                    는데 폐암과 관련된 논문에서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면역력 강
                               다고 언급되어 있다. 어려운 이름의 고서들을 알지 못해도 일단 도                   화에 도움이 되고, 혈압과 당뇨 등 혈관성 대사증후군에도 효과가
                               라지라고 하면 기침이나 가래, 기관지 호흡기의 치료에 좋다는 것                    좋다.
                               은 널리 알려져 있다. 사포닌 성분 때문이다. 특히 소리가 나지 않                                                            박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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